- 작성자 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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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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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4
아르바이트로 보이스피싱 연루... 범죄단체조직죄 적용되었다면?
Q1. 급한 마음에 편지 드립니다. 저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통장 정리책 역할을 했다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추가로 범죄단체가입죄까지 적용되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저는 텔레그램으로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고 들어간 거고,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체 구조를 알지도 못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입금된 돈을 빼서 전달하는 일만 했을 뿐인데, 검찰은 제가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였다”고 보고 기소했습니다.
사기 공범으로 처벌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범죄단체가입죄까지 붙으면 형량 차이가 너무 큽니다. 사기 조직에 가담했다고 해서 전부 범죄단체가입죄가 적용되는 건가요? 단순 사기 공범과 범죄단체가입죄가 같이 적용되는 경우는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A1.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BK 백홍기 변호사입니다. 아래의 글은 질문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실제 적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범죄단체가입죄가 무분별하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어 질문 주신 내용과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기 조직에 가담했다고 해서 모두가 범죄단체가입죄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법원은 그 기준을 매우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단순 ‘사기 공범’은 특정 사기 범행에 가담하여 그 실행을 돕거나 방조 역할을 분담하여 함께 실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처벌 역시 가담한 특정 범죄에 한정됩니다. 반면 ‘범죄단체가입죄’는 사기 범행 자체와는 별개의 범죄입니다. 이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성립하며,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대법원은 범죄단체를 ‘최소한의 통솔 체계를 갖추고 다수인의 계속적인 결합체’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주신 분의 경우처럼 텔레그램을 통해 지시를 받고 다른 조직원을 모르더라도 총책·관리책·모집책·전달책 등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고, 지시와 보고 체계를 통해 계속적으로 범죄를 실행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면 법원은 ‘최소한의 통솔 체계’를 갖춘 범죄단체로 인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검찰이 사기죄와 별도로 범죄단체가입죄를 추가 기소하는 이유는 바로 이 ‘조직성’을 부각하여 더 중한 처벌을 이끌어 내기 위함입니다.
Q2.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범죄단체가입죄가 성립하려면 그 조직이 법적으로 ‘범죄단체’에 해당해야 하는 게 아닙니까?
저는 텔레그램 단톡방에서 지시를 받았을 뿐 제가 범죄단체에서 활동한다는 인식조차 없었으며, 조직의 수괴가 누군지도 모르고 다른 조직원 얼굴을 본 적도 없습니다. 이런 온라인상의 느슨한 연결 관계도 형법에서 말하는 ‘범죄단체’로 인정이 되는 건가요?
최근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범죄단체가입죄 적용이 늘고 있다는 얘기를 여기서 많이 듣긴 했습니다. 법원이 범죄단체의 성립을 인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뭔지, 그리고 항소심에서 범단죄 부분만이라도 다투려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 건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2. 질문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실체를 확인하지도 못한 단체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한다는 혐의가 씌워져 답답했을 질문자님의 심경이 짐작이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텔레그램 단톡방만으로 연결된 느슨한 관계’ 역시 충분히 형법상 ‘범죄단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은 앞서 말씀드린 ‘최소한의 통솔 체계’를 핵심 기준으로 삼아 판단하며, 이때 조직원 간의 대면 여부나 조직의 명칭 유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지시와 보고만으로도 충분히 통솔 체계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항소심에서는 단순히 범죄단체가입죄의 성립을 전면 부인하는 데 그치기보다 설령 조직성이 인정되더라도 질문자님의 가담 정도와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세밀하게 다투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같은 보이스피싱 조직 사건이라도 총책, 관리책, 모집책, 전달책, 인출책, 통장 정리책의 책임은 같을 수 없습니다. 누가 범행을 기획했는지, 누가 피해금을 관리했는지, 누가 조직원을 모집하고 지시했는지, 누가 범죄수익을 실질적으로 취득했는지를 나누어 보여야 합니다.
특히 질문자님이 텔레그램 지시를 받아 제한된 업무만 수행했고, 범행 전체 구조나 피해 규모를 알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면 그 부분은 항소심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조직의 핵심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범행 방법을 설계하거나 조직원을 관리한 사실도 없으며, 범죄수익 역시 대부분 상부 조직으로 흘러갔다는 점은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계좌 거래 내역, 대화 내용, 지시받은 업무 범위, 실제 취득한 금액 등은 책임을 낮추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1심이 질문자님의 역할을 지나치게 크게 평가했는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통장 정리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전체 피해액에 대한 책임을 모두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실제로 관여한 기간, 처리한 금액, 받은 대가, 지시를 거절할 수 있었는지 여부, 범행에서 이탈하려 한 사정 등이 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공범들과의 형평성도 중요합니다. 총책이나 관리책처럼 범행을 주도하고 막대한 이익을 얻은 사람과 말단에서 지시받은 업무만 수행한 사람에게 비슷한 형이 선고됐다면 형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공범들의 판결문과 수사 기록을 비교해 각자의 역할, 가담 기간, 취득 이익, 피해 회복 노력, 전과 관계 등을 나란히 제시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피해 회복 노력도 양형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은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 규모가 큰 경우가 많아 법원이 엄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질문자님이 실제 취득한 이익이 크지 않고, 가능한 범위에서 피해 변제나 합의를 위해 노력했다면 그 사정은 반드시 제출해야 합니다. 전액 변제가 어렵더라도 진지한 반성, 일부 변제, 공탁, 가족의 지원 계획, 출소 후 생활 계획 등은 항소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결국 항소심의 핵심은 “범죄단체가 아니었다”는 추상적인 주장만이 아니라 “설령 범죄단체성이 인정되더라도 나는 그 안에서 말단적·종속적 역할에 그쳤고, 전체 범행을 주도하거나 수익을 향유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점을 기록으로 설득하는 데 있습니다. 범죄단체가입죄가 함께 적용된 사건은 형량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으므로, 1심 기록을 기준으로 조직 내 지위, 지시 구조, 실제 수행 업무, 취득 이익, 공범과의 형평성을 치밀하게 재구성해야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항소심에서 다툴 지점을 정확히 잡는다면 결과가 달라질 여지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과 자료를 통해 질문자님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법원에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범죄단체가입죄가 적용된 보이스피싱 사건일수록 막연한 부인보다 역할 축소, 수익 규모, 조직 내 지위, 형평성, 피해 회복 노력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인 주장이 필요합니다.
